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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교토 슈가쿠인, 교토대 기숙사 근처 산 본문

Personal Log/Japan, Kyoto

일본 교토 슈가쿠인, 교토대 기숙사 근처 산

Vanary 2011. 1. 20. 00:19
제목에는 간단히 '산'하고 써뒀지만, 산 하나에 '슈가쿠인 별궁'과 '만슈인'을 비롯해 이것저것 나름 알려진 장소들이 곳곳에 있는 곳-인 걸 내려오면서 표지판 보고 알았다-

카메라랑 놀아준지도 원체 오래 됐고, 시험 핑계 대면서 방 안에서만 너무 오래 있었다 싶어서 2시간 꽉꽉 채워 돌아다닐 생각으로 기숙사를 나섰다.





교토 중심부에는 '카모가와'라는, 나름 수량이 괜찮은 강이 북에서 남으로 흘러내려간다.
교토는 분지 지형이라서, 결과적으로 북쪽의 산에서 물줄기가 모여 강이 되는 지형이라, 오늘 올라간 산에도 강의 상수원을 보호하기 위해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다.

카모가와 자체가 도심을 지나는 하천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맑은 편이기에 곰곰히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었을 일이지만, 계곡을 타고 흐르는 물들이 예사롭지 않은 투명함을 뽐내며 배수로를 타고 내려가고 있었다.

3시를 넘어서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해와 함께, 흘러가는 물소리가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게 해 주었다.








산을 오르는 길에 만난 중년 부부 두 분.
정상에 올라 교토시를 담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산을 오르는 길에 눈이 남아있느냐고 물었더니
자신들은 지금 기본 장비를 착용하고 있는데도 미끄러지기도 했다며 조심하라고 일러주셨다.
 해서 아쉽지만 가능한 만큼만 올라가보기로 하고 조심조심 위로 발걸음을 옮겼다.







영상 촬영이 끝나고 담은 사진.

빛의 입자에 한아름 안긴 교토.
정상에서 시원하게 볼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시간이 4시에 가까워오면서 빛이 점점 괜찮아졌다.
풍경만 남기기엔 아쉬워서 함꼐 동행한 S의 도움을 받아 빛나는 교토를 배경으로 내 사진도 한 장 남겼다. 



어색돋는 표정

참, 혹시나 해서 적어두지만, 동행한 S는

최근에 산 삼각대 이야기다. ^^;;;








완만하긴 하지만 계곡이라, 그늘이 져 있어서 눈이 꽤 남아있었다. 석양이 비쳐 황금빛으로 흐르는 계곡.






목표한 두 시간이 가까워져서, 정상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발걸음을 돌려 내려왔다.
내려오며 영상을 좀 담아봤는데, 걸어다니며 촬영하다 보니 흔들림이 매우 심해서 멀미가 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눈이 뱅글뱅글 돌기 쉬운 분들은 시청하실 때 방 안을 밝게 하고 화면에서 떨어져 시청해 주시기를. ;)












다행히 날도 괜찮았고,
다행히 때가 괜찮아 빛도 좋았고,
다행히 한 번 미끄러지는 일도 없이 안전히 다녀왔고,
다행히 심심하지 않게 곳곳에 볼 것이 많았던 짧은 산행이었다.


구석구석 정말 괜찮은 도시다. 교토.
귀국하면 서울도 이런 식으로 곳곳을 둘러봐야겠다는 결심을 되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