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nary
7개월만의 가족 상봉 _ 1일차, 기온 밤거리 산책 본문
어무이가 첫 해외여행을 계획하시게 된 계기는 내가 해외에 나와 살게 되면서였단다.
마침 장편을 마무리하신 이모와 일정이 맞아떨어지면서, 가을 단풍 여행을 '간만에 아들도 볼 겸' -아들 보러 왔다가 단풍보는 것과는 좀 차이가 있다. 음...- 일본, 관서 지방으로 오시게 되었다.
나는 두 분 오신 김에 맛있는 거 얻어먹으면서, 두 분 핑계삼아 수업도 제껴가면서 불친절한 가이드 역할을 수행하며 사진을 좀 찍었다.
첫째날에는 교토에 오시기로 했던 두 분이 숙소를 쉬이 찾지 못하셔서 내가 오사카로 건너가 저녁을 간단히 함께 했고, 본격적인 관광은 이틀째부터였다.
위의 표지판에도 보이는, 아라시야마에서 단풍을 보고 오신 두 분을 수업 마치고 마중나갔다.
기요미즈데라 야간 조명 점등을 보러 갈 참이었지만, 두 분이 이미 오래 걸어 피곤하기도 했고 저녁먹을 곳을 찾으러 이리저리 걷다가 피곤이 겹쳐 두 분은 먼저 숙소에 돌아가시게 하곤 나 홀로 기숙사로 돌아오는 길을 되밟았다.
교토가 야간에 어스름한 조명을 잘 배치해두었고 군데군데 분위기가 좋은 사찰 등이 많아서 저녁먹으러 가는 길에 볼 것이 많았었는데, 당시엔 서두르다보니 카메라 셔터를 누를 기회도 없이 지나쳤었다. 홀로 찬찬히 되돌아오며 잘되었다 싶어서 사진을 좀 담았다.
교토 동남부 기온 지역에는 특히나 사찰과 문화 유적들이 몰려 있다.
사실 나도 이런 건물이 있는지도 모르고 '막연히 무언가 있겠거니'하고 걸어가기로 했었던 건데, 덕분에 잘 봤다. 빌딩 높이만한 건물. 입구 주변의 사람이랑 비교해 보면 그 규모가 어림잡히려나.
혼자서 달빛을 맞으며 걸었단 말이지.
기숙사에서 뛰쳐나와 걸을 때면 항상 오고가는 길이라 슬슬 지겨워지던 참이었는데, 신선한 길이라 심심치 않았다.
커다란 나무. 단풍철이 되면서 교토 곳곳에서 야간 조명을 켜두는 장소가 늘어났다.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기 시작하는 곳도 있다. 한 달 넘게 남았는데 -_-;;; -
그 덕분에 가지라고 부르기도 뭣할 정도로 거대한 가지가 그림자를 드리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젊은 청년들이 삼삼오오 인력거를 세워두고 지나가는 관광객, 연인-야간 조명이 켜지기 시작하는 시기라. 많이들 나왔더라. - 등에게 홍보를 하고 있었다.
야간 조명 코스를 돌아주며 간단한 설명 등을 해주는 모양. 기온 시조 근처에는 낮에도 인력거가 돌아다닌다. 인력거를 탄다는 자체도 신기할 뿐더러, 함께 설명도 해주기 때문에 한번쯤 타볼만 할까 싶다.
피곤한 자매분들을 괜히 걷게 했나 싶어서 첫번째 반성,
관광할 때 끼니로 뭘 먹을지 뚜렷이 정하고 시간 낭비를 줄여야겠다는 한 가지를 배우고 살짝 언 몸을 뉘이며 짧은 야행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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