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nary
'스지 라면'이 뭔가 했는데 본문
집 근처 타카야스(高安)-비싸지만 먹으면 적절한 가격인 것 같은 느낌이라는 의미일까요?-라는 이름의 중화 라면집.
올해 상반기부터 한 번 가봐야겠다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문득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오늘!' 하고 느낌표가 떠서 무작정 들렀습니다.
생맥 + 닭튀김 3조각 + '스지 라면' 해서 1500엔.
조금 과장을 섞으면 하루치 식비에 근접하는 가격이라서-하지만 이게 평범한 일본의 음식점 가격- 속으로 오들오들 떨기는 했지만,
문화 체험 겸 맛집탐방을 빌미로 과감히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일반적인 '일본 라면'을 주문하려고 했는데 점원이 추천해서 '스지 라면'이라는 정체 모를 메뉴를 선택해서 그쪽도 불안하긴 했어요.
한편으로는 '특이한 게 나올수록 블로그에 쓸 말이 많아진다!' 며 묘한 기대를 품기도 했지만.
처음 닭튀김 3조각이 나왔을 때,
모양을 보고 뼈가 있는 평범한 '후라이드 치킨'처럼 보여서 땅을 치고 후회할 뻔 했는데,
다행히 육즙이 촉촉한 순살 메뉴였어요.
색이 유치해서 외려 평범한 그릇에, 요리를 올리고 카레가루를 살짝 뿌려서 낸 걸 보고 나중에 참고가 되겠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나온 '스지 라면'
그릇 내용물을 보고서 속으로 한참을 웃었습니다.
모양도 향도 맛도 질감도 우리나라 곰탕이랑 꼭 닮은 녀석이었습니다.
그제야 가타카나로 적혀 있던 '스지'가 筋, 힘줄이었구나 싶었어요.
'과감한 시도'라고 했던 게 '친근한 맛'으로 결론이 나서 약간 김이 빠진 감도 있지만,
그래도 괜찮은 음식이었습니다.
-->